[칼럼] 표준점수, 누적 백분위, 펑크, 폭발
게시글 주소: https://hpi.orbi.kr/00070171996
*예전에 올렸던 글입니다.
어제 모 회사 문항 공급 계약 미팅을 나갔는데 잡담을 좀 나누다가
피오르는 요즘 영업을 안 하지 않느냐 해서 충격(?)을 먹고 입시 글도 좀 써보려 합니다
재탕이라고는 하나 검색밴 때문에 글이 보이지 않아 읽지 못한 분들도 꽤 있을 거 같습니다.
이제 검색밴도 풀렸으니 하나씩 차근차근 다시 올리고, 중간중간에 새로운 글을 끼워넣어서 써보겠습니다.
이하는 제가 올렸던 입시 칼럼입니다.
----------------------------------
안녕하세요.
피오르 컨설팅 수석 팀장 Cogito Ergo Sum입니다.
예고드렸던 대로, 원서 지원 전략에 대한 글을 하나씩 써보려 합니다.
앞으로 쓸 내용에는 모두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전략들만 담겨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저는 피오르에 합류한 이후에도
뭔가를 딱히 더 배우거나 하지 않고 제 관점대로 컨설팅을 했습니다. 컨설턴트들은 동일한 방식으로, 동일한 내용을 알려주기 때문에, 제가 해왔던 것이나 팀에서 하는 것이나 드라마틱한 차이가 없다는 뜻입니다.
개인과 팀의 차이라면.. 개인이 생각하는 학과의 선호도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개인은 방대한 표본을 분석하는 일을 할 수 없지만 팀은 체계와 인력을 바탕으로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이 두 가지 정도가 있었던 것 같네요.
또 하나의 크리티컬한 부분은 팀에서는 소위 말하는 교통 정리(지원자들끼리 충돌하지 않게 "당신보다 더 높은 점수의 지원자가 여길 썼는데도 쓸 것이냐"를 물어봄)가 가능하다는 거죠. 이것과 관련된 아주 눈물 겨운(?)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풀도록 하겠습니다.
어찌 됐건 나머지 부분들은 개인이 혼자할 수 있는 부분이고, 그래서 사실 컨설팅이 필수인 것도 아닙니다. 컨설팅의 역할은 내가 생각한 것이 맞는지 안정감을 주는 게 가장 크죠. 어마어마한 펑크나 폭발을 찾아내고 그런 것들이 흔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도 피오르는 3~4분 안에 마감되기 때문에, 상관이 없습니다. 팀만이 해줄 수 있는 부분도 분명 있으니까요.)
기본적으로 원서 지원 전략은 큰 틀에서 두 가지로 나뉩니다. 별 거 아닌 이야기가 섞여 있어서 이미 입시를 한 번 이상 해보신 분들께는 당연하게 들릴 수 있으나, 처음 도전하는 수험생을 기준으로 적고자 하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늘 글은 당연한 이야기가 50%일 수 있습니다.
원서 조합 짜기
이 부분은 간단하게 이야기해도 될 부분입니다. 상향, 적정, 하향(안정)을 적당히 분배해서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다만 본인이 이번에는 무조건 가야 한다면 안정 카드의 비율을 조금 높일 테고, 만약 쌩으로 수능 준비를 한 번 더 할 것이라면 3스나(스나이핑, 상향)를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컷 하락과 상승
오늘 글의 핵심은 여기입니다. 누구나 폭발(컷 상승)은 피하고 싶고, 펑크(컷 하락)는 찾아서 쓰고 싶어 합니다. 저희 부모님 대에는, 그냥 배치표 보고 선생님이 쓰라는 데를 쓰는 것이 전부였기에 컷 상승이니 하락이니 눈치 싸움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지금의 입시에서는 J사나, GS나, 이런 모의지원 프로그램들의 역할이 중요해졌죠.
기본적으로 커트라인의 변동은 모의지원이 존재하는 것에서 기인합니다. 그래서 'J사가 컷을 만든다' 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는 겁니다. 보통은 칸수의 변동을 보고 지원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입시를 겪은 사람들의 눈에는 그러한 허점이 보인다는 거죠. (물론 정시기다리는님이나 저나 이미 수험생 때부터 여기에 대한 감각은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컨설턴트가 되었겠죠.)
앞으로 쓸 모든 글이 여기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평년 입결"이라는 말을 씁니다. 뭐 거창한 말은 아니고, 평균적으로 어느 위치를 가지느냐ㅡ를 나타내는 말이 딱히 없어서 그냥 쓰는 말입니다. 그게 뭐가 중요하냐면..
일반적으로 수능 점수는 매해 바뀝니다. 원점수는 안 바뀌는데 왜 국어 130점, 수학 144점 같은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들려오는지 궁금한 학부모님들이 정말 많을 겁니다. 이는 대학 지원 시 '표준점수'가 쓰이기 때문입니다. 구하는 방식이나 그런 건 다음에 얘기하도록 하고, 표준점수는 간단히 말해 원점수를 두고 그해 수능의 응시자 표본 및 시험의 난이도가 반영한 점수라고 보시면 됩니다.
국어가 역대급으로 어려웠던 22학년도 수능의 경우 원점수 100점은 표준점수 149점이었지만, 최근래 가장 쉬운 수능이었던 23학년도 수능의 경우 원점수 100점은 표준점수 134점이었습니다. 물론 22학년도 수능 수학처럼 원점수 100점의 표준점수가 147점임에도 불구하고 최상위권에게는 굉장히 수월한 시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전반적인 난이도가 반영되었다는 쪽이 더 맞겠네요.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렇듯 점수는 매년 바뀝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상위 50%의 성적을 받은 학생이 서울대학교 문과에 최초합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점수가 바뀌더라도 평균적으로 '특정 수준의 수험생'이 '특정 급간의 대학'에 합격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서울대 문과의 경우 컷하락을 포함하더라도 누백(누적 백분위, 상위 x%의 개념)0.6 밑으로는 잘 내려가지 않죠. 대충 상위 0.05~0.6%의 학생이 합격한다는 뜻입니다.
표준점수는 매년 달라지기에, 국어 만점 표준점수가 134점이었던 23학년도 수능에서는 서울대식 403.8점 정도면 경영을 안정적으로 쓸 수 있지만, 국어 만점 표준점수가 145점이었던 22학년도 수능에서 서울대식 403.8점이면 사범대 정도나 써볼 법하게 되는 거죠.
이런 맥락에서, 작년의 표준점수를 그대로 가져다가 올해 합격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이를 알기 위해 상위 x%를 나타내는 누적 백분위라는 개념이 있는 것이죠. 아까 얘기한 평년 입결이라는 것은, 이런 상황을 의미합니다. 즉 "서울대 하위 학과의 평년 입결은 0.5~0.6%에서 끊긴다"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보통 모의지원 프로그램들은 대학별 환산 점수로 예측을 하지, 근거를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예컨대 서울대 국어교육과가 서울대 경영과 같은 점수대로 예측된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요? 서울대 국어교육과에 확고한 목표가 있다고 해도 일반적으로는 무서워서 지원하지 못하게 되죠. 그걸 지원할 배짱이면 경영을 쓸 것이고요. 그럼 원래 그 학과를 노려보고 있던 낮은 학생들은 도망가고, 대충 커트라인에 걸치는 학생들 중 일부가 도망가고, 그 위로는 경영을 썼으면 썼지 국교는 안 쓸 거고. 위 아래로는 텅 비는 현상이 생길 수 있겠죠. 즉, '평년 입결'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예측되는 부분에서 컷 하락과 상승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저 '일부'가 도망간다는 이야기가 나중에 다룰 세부 표본 분석 - 확률적 분석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세한 내용을 전부 알지 못해도 실채점이 열리고 평년 입결이 이상해보이는 과들은 세부적으로 표본 분석을 하기도 전에 폭발, 펑크를 어느 정도 높은 가능성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다만 누구에게나 보이는 펑크는 서로서로 다 밀어넣기 때문에 막상 까보면 약한 펑크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여러분이 알고 계시는 드라마틱한 컷하락들은, "여길 누가 가" 싶을 정도로 꽉 차 있는, 그냥 봐서는 알 수 없는 과들에서 대부분 나옵니다. 컨설팅 팀조차 그곳으로 지원 시도를 하지 않기 때문에, 완전히 아래 구간의 학생이 덜컥 붙어버리는 거죠.
물론 이런 것들도 표본 분석을 통해 '대박'을 터트릴 가능성이 있는 게 막대한 인력과 체계이긴 합니다. 그러나 다만 여러분들이 그걸 노리고 컨설팅을 신청하시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걸 위해 컨설팅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첫 글부터 너무 길어지면 지루하실 수 있으니 이 정도에서 줄이겠습니다.
세 줄 요약
1. 점수는 매년 바뀐다. 그걸 대략적으로나마 동일선상에 둔 것이 누적 백분위.
2. 펑크와 폭발은 (당연하게도) 모의지원 프로그램들로 인해 발생한다.
3. 세부 표본 분석 전에 거시적으로 '평년 입결'을 고려해보면 펑크와 폭발을 어느 정도 예측은 해볼 수 있다.
첨언 - 3의 경우 지난 입시 동안 수험생의 선호가 어땠는지(평년 입결이 어떤지) 개인은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할 수 있다. 이 부분과 다음 글 내용들이 '팀'이 필요한 이유일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표본의 일반적인 이동 방향, 비슷한 유형의 학과들이 예측되는 방식 등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아요 + 팔로우해두시면
원서 접수 전까지 주기적으로 칼럼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군대오면됨뇨 글리코겐 분해기능이 망가진것마냥 아침안먹으면 살아갈 기운이 없는 몸이됨
-
원광치 스나 박았을듯 ㅋㅋ 하
-
황용일샘 수업스킬들을 체화시켜 실제로 써먹고싶은데 배운지 얼마안돼서그런지 문제풀때어떻게 응용하나요?
-
꼼꼼하게 고전시가들 다 해설해주고 고전소설들은 전체줄거리들 빠삭하게 써주고 그래서...
-
올리기 힘든 과목도 궁금합니다
-
지거국 칸수 2
아무리 진학사 안 쓰는 지거국 지원인원이 많아도 이건 되겠죠...?
-
신혁게이 아폴로 0
뒤쪽 문항들 개어려운데 원래 어려운거임? 1주차 광도 계산 쪽
-
22, 23 ,24 입시결과 다 보고 옴연고대 '이과' 계열 기준1. 중간공 낮공...
-
고대 어문... 4
고대식 652.56 어문 끝자락이라도 될까요... 고속에선 딱 걸친다는데 진학사는...
-
지금 쓴 사람들은 허수일듯 불스퍼거 있으면 어떡해요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그게 나야 ㅋㅋㅋㅋ 2발정도 잘못보고 옆에 꺼에 박음 그래도 나머지 잘 맞춰서 1트에 성공하긴함
-
경희약이랑 경북대 수의대랑 차이 큰가요? 경희대 약대는 추합권이고 경북대 수의대는 최초합권이라서요
-
제발 꺼져주세요
-
아무도 관심을 안 갖는데
-
지거국 소수과 4명모집에 낙지 모의지원 46명중 3등 텔그는 연한 파란색인데 웬만하면 붙겠죠?
-
160도로는 어림도 없음
-
당장 수능날 아침에 뭐 먹을까 소화안되면 어쩌나 걱정되는데, 보라눈이 걍...
-
섯다. 7
신작나왓네
-
경희대 합격생을 위한 노크선배 꿀팁 [경희대25][대학생 아르바이트 정보] 0
대학커뮤니티 노크에서 선발한 경희대 선배가 오르비에 있는 예비 경희대학생, 경희대...
-
알아서 관심있으면 팔로우 좀 맞팔은 제가 선택해요 snowfox_red
-
염병
-
경영대 자전이랑 문과 일반과 하나 쓸건데 아태물류 전과하려면 학점 최소 얼마정도 나와야하나요?
-
중경외시 라인이고 그동안 평균 경쟁률이 2 후반~3 초반대 정도였는데 지금 2배수도...
-
겨울방학동안 수1 수2 하려는데 1월 수1 / 2월 수2 Or 매일 번갈아가면서...
-
이번엔 컷 조금 보수적으로 잡는 편인가요? 작년에 정확도 7-80퍼면 낮은거임?
-
이제 내년에 하네...
-
동덕여대 6
지방사람인데 동덕여대 쓰고 서울 올라가서 재수 어떤가요..너무 도박인가 여대를...
-
괜찮나요?? 다른걸로 바꿔도?
-
걍 나군 간다는 생각으로 7박고 가다 스나이핑 11 ㄱㅊ?
-
ㄱㄱ자연계열임
-
올해 연대 문과 1
이거 연경영 706점인데 발뻗 가능?? 연대 이번 막판에 전반적으로 컷이 낮아져서...
-
저는 버거킹이 젤좋음
-
ㄹㅇ 가장 중요한 국어 수학을 봐야하는 시간이 하필 아침밥먹은 직후오전,,,,...
-
저녁 뭐묵지 4
흠..
-
다군 칸수 4칸 0
다군 칸수가 현재 이렇게 뜨는데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 게 맞을까요? 최초컷이던...
-
뭐가 더 현실성 있을까..
-
서울대에 불교학과가 있었나 했는데 불어교육이었구나 ㅋㅋㅋ
-
내년 수능 과탐도 안미끄러지고 잘볼거라고 생각하는건 위험하죠? 사설은 너무 과하게...
-
나 진짜 과제할거요 만약 오루비를 1월1일 안에 들어온다면 그리고 그 캡쳐를...
-
ㅈㄱㄴ
-
계정 헷갈릴것같긴 한데 친목질은 하고싶고...
-
충북의 0
너무 안좋은 말이 많넹
-
가나중에 붙으면 좋겠당
-
고옥고옥 민족고대 고옥고옥 민족고대
-
오뿌이들 다들 싸랑해요~♡
-
히히
작년에는 눈팅만 대충 했는데 올해는 분석도 열심히 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모의고사도 구매해주시고 칼럼도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결과 있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표점보는대학 작년컷 가져와서 "올해 이점수로 될까요 ㅠㅠ" 하는거 너무화남...
ㅋㅋㅋㅋㅋ 저는 그게 일이다 보니 화는 안나는데 납득시켜 드리기가 의외로 좀 어렵더라고요..
올해는 열심히 찾아보고 꼭 합격을 쟁취…
설대 누백 0.05~0.6 사이대에서 대충 합격하더라 . 그 부분말씀이 가장 와 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