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1160848] · MS 2022 · 쪽지

2024-10-24 21:20:15
조회수 963

잊음을 논함 잘 풀었던 이유(좀 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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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도 별로 어려움 없이 풀었고 1년만에 다시봤는데도(ㄹㅇ 수능이후 첨봄) 어려움이 안느껴지는데

그냥 평소에 하던 개인적 상념들 끌고 와 연결해서 그런거같아요


잊는 것은 병이 아니다, 잊지 않는 것이 병이 아닌 것은 아니다

이 문장 딱 보는 순간

개인적으로 너무 힘들었던 과거 일-->늘 잊고싶었는데 죽어도 안잊힘

영어단어들-->잊으면 안되는데 자꾸 잊힘

얘네가 머릿속에서 딱 저 문장이랑 들러붙으면서 필자의 주장이 바로 이해되었고,

그 말이 옳을까? 직전 두 문장 볼때도 처음부터 '필자가 모순을 가정하는구나'하고 바로 눈치챌 수 있었어요

정확히는 '잊어도 좋을 것을 잊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과거 그 일을 잊지 못하는 나'로 자연스럽게 치환되어 읽혀서 모든 문장이 스무스하게 이해되었어요


(과거 일들이랑 영어단어는 사후적으로 갖다 붙인 게 아니라 실제로 현장에서 정확히 저렇게 생각했어요)


저거 말고도 심리 복잡한 소설이나, 가끔은 비문학 읽을때도 저렇게 자연스레 평소 상념들, 경험들 갖다 붙여 읽는데

말로 풀어 쓰니까 되게 복잡해보이지만

그냥 지문에 나온 표현들로만 모든 상황을 처리하고 이해하려 하는 것보단 훨씬 나은 거 같아요

물론 사견이 개입된다는 게 치명적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아 이건 내 경험이나 평소 의견과는 다르게(or 무관하게) 읽어야겠구나'

'이건 경험 갖다 붙여 읽으니 바로 이해되는구나'

이거 두개 구분 잘 할 능력 있다면 진짜 도움되는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평생 소설을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가 그냥 어떤 활자를 읽든 배경지식, 경험, 평소 하던 상념들, 전에 다른 소설에서 봤던 심리표현들 갖고 오는 게 습관이 된 것도 같네요

경험에 대한 상념이란 게 완전 딴데로 튀지만 않는다면 글을 시각화 시켜주기도 하고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약간의 부작용은 내 경험이랑 같아붙일 건덕지가 없으면 너무 어렵게 느낀다는 거..

같은 24수능 골목안 읽을때도 초반내용은 이런식으로 편하게 이해했는데

그 화장실에 갇힌 사건..에 대한 남편 반응은 뭔 심린지 죽어도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이런데서 제가 고정1이 아닌 이유를 확실히 느끼기도 했고..


걍 오랜만에 24 풀어보다가 이것저것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반박시 님말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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