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t] 펑크의 원인은 다른 곳일 수 있다!
게시글 주소: https://hpi.orbi.kr/0004489221
재학생들은 두 번의 모의고사를 치르는 동안 자신의 약점이 어떤 곳이고 어떤 형식으로 보안을 해야 할지 추상적이나마 계획을 가지게 되었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공부한 만큼 만족스러운 성적이 나온 학생들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겠지요.
시험 성적이 잘 나온 학생들은 ‘그저 모의고사일 뿐’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공부한 스스로에 대한 성실함과 결과를 수치로 구체적으로 확인한 것에 만족해야 합니다. 모의고사 성적이 잘 나왔다고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아님은 우리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동안 열심히 노력했던 결과에 대해 스스로 칭찬하고, 다시 다음 시험을 겸허한 마음으로 준비하기 바랍니다.
반대로 시험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학생들은 ‘그저 모의고사일 뿐’이라고 스스로 자위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모의고사 성적은 수능 성적의 거울일 수도 있으니까요. 성적이 나오지 않은 원인을 분명하게 진단하고, 보완해서 다음 시험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번 시험은 ‘실수로, 운이 없어서, 잘못 봐서’ 틀린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한다면 절대로 지금 성적을 뛰어 넘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저 모의고사일 뿐’이라고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냉철하게 지난 시간의 공부 과정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학생들과 상담을 하다 보니 성적이 나오지 않은 부분에 대한 진단을 잘못 하는 학생들이 간혹 보입니다. 상황에 대한 진단은 당사자가 가장 정확하다는 것은 분명히 인정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소설에서 자꾸 틀려요’라고 학생이 말했다면, ‘소설’에 대해 약점을 가지고 있음은 너무나 자명합니다. 선생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지금 단계(4월 학평 후)에서 너무 미시적인 관점에서 진단을 성급하게 해 버리면, 나무는 보되 숲은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하게 될 가능성을 간과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선생의 학창 시절을 되돌아 보면, 어느 시험에서 수학 성적이 떨어져서, 수학을 열심히 공부했더니 다음 시험에서는 수학 성적은 조금 올랐는데 국어와 영어에서 성적이 떨어져서 결과적으로는 전 시험과 별 차이가 없는 성적표를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국어’ 한 과목의 경우를 생각해 봐도 그럴 수 있습니다. ‘소설’이 부족해서 ‘소설’ 파트를 열심히 공부했더니 다음 시험에서는 ‘소설’은 틀리지 않았는데, ‘현대시’에서 틀리는 경우가 있고, ‘비문학’에서 오답이 많아서 ‘비문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더니 다음 시험에서는 생각지도 않게 ‘화법과 작문’에서 오답을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선생의 말을 오해 없이 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모의고사를 통해 자신이 부족한 부분이 발견되면 그 파트를 집중적으로 다음 시험 전까지 공부해 두는 것은 학생으로서의 당연한 의무이겠지요. 선생이 말하고자하는 바는 특정한 파트에만 너무 몰입해서 전체 숲을 보는 우를 범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사례 하나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A라는 학생이 모의고사를 보았는데, 비문학 과학지문 세 문항 가운데 두 문제를 틀렸습니다. 그리고 문학에서는 제일 마지막에 배치 되어있는 극문학 세 문항 가운데 두 문제를 틀렸습니다. 점수는 91점이 나왔고 2등급의 성적을 받았다고 하지요. 함께 진단해 볼까요? 다음 국어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이 학생은 어떤 부분을 신경써야 하겠습니까? 표면적으로 보자면 비문학 과학 지문을 더 신경쓰고, 극문학에 좀 더 시간을 투자해서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진단이라기 보다는 당연한 현상에 대한 지극히 당연스러운 반응이겠지요.
그런데 우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 이면에 숨겨져 있는 문제점을 밝힐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A라는 학생이 비문학 과학 지문 2개와 극문학 문제 2개를 시험이 끝난 후에 충분히 시간을 두고 다시 보았더니 시험 중에 이 단순한 문제를 왜 틀렸는지 스스로도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시간이 충분했고 충분히 생각할 여유가 있었다면 오답을 내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관점으로 보자면 추후 시험에서도 이런 문제를 만났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공부하라고 조언하는 것이 오히려 더 정확한 진단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오답을 내지 않았지만 화법에서, 작문에서, 문법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쓴 것은 아닌지, 만약 그랬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비문학 지문에서 발목이 잡혀서 한 지문을 여러 번 읽느라 시간을 낭비한 것은 아닌지, 만약 그랬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소설에서 어떤 문제 때문에 시간을 너무 허비한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합니다. 오히려 답은 다 맞추었지만 시험 시간의 발목을 잡은 파트가 내 국어 성적의 진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국어 시험은 결국 정확히 읽고, 빠르게 판단하는 것 아닐까요? 화법이든, 작문이든, 문법이든, 비문학이든, 문학이든 모든 파트는 독립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씨줄과 날줄처럼 국어 영역 전체를 구성하는 연결되어 있는 부분들입니다. 이번에 본 시험에서 약점이 체크되었다면 그 부분을 어떤 형식으로든 보완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미시적인 부분에 너무 집착해서 국어영역 전체의 맥을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수업에서 모두 전달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시험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학생들을 보면 선생으로서 안타깝기도 하고 책임감도 느낍니다. 명쾌하게 ‘너는 이게 안 돼서 성적이 안 나오는거야!’라고 진단해 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제 능력의 한계인지..... 주어진 상황은 모두 다릅니다. 그러니 진단과 대책도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선생이 오늘 조언한 말은 일반론적인 이야기이니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해서 앞으로 공부하시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과 저에게 마법같은 2014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맛집이네....
-
강x 풀어보는데 조건해석보다 계산실력을 더 요구해서,, 조건해석 굉장히 어려운 실모...
-
.. 더프처럼 학원에서 공식적으로 시간재고 푸는거 망치니까 멘탈 흔들려서 억지로...
-
언매 화작 둘다 90점 넘엇을까요 1컷?
-
화작 82점 김승모 첨풀어보는데 이감보다 좋은듯ㅋㅋ 작수 5에서 이정도면 많이...
-
시발 초비상사태 12
친구가 오르비에서 더프나 모고 때마다 시험 후기 본다고 함 시발......? 설마
-
정말 입시에 무지하고 고등학교 2년을 그냥 그렇게 보냈습니다. 현재 지방 일반고...
-
N회독이라는게 그 문제집 다 풀고 처음부터 다시 하는걸 의미하나요? 아니면 해당...
-
고2 물1 시험지랑 9평 물1 중에 뭐가 더 어려움? 0
비슷한 정도인가?
-
때 되면 배고파서 챙겨먹긴 하는데 걍 숟가락질할 힘도 없는 와중에 깨작거려서 그런지...
-
이거 계산 쉽게하는법 안보여서 뇌절왔음
-
군인입니다.. 오늘 사서 휴가 복귀하려는데 두꺼우면 다른 짐도 있어서 들고 가기...
-
자명한 사실이죠.
-
내년꺼 들으려하는데
-
이거 장애인가요 2
수학모고풀때 50분?쯤 넘어가면 갑자기 집중도안되고 평소에풀리던문제도 안풀려요....
-
4페다맞았는데 어려운거한다고 개념구멍송송난듯
-
별 차이 없어보이는데
-
Owl 리프레쉬 0
기출 변형문항이랑 기출문제 재배열한 실모라는디 괜찮은가요? 가격이 굉장히 마음에...
-
교수님 절 속이신 건가요?
-
난 시간 쫒겨서 그런지느몰라도 15번이 제일 어려웠던거 같은데
-
더프 물보정임? 2
이번 수능 표본 높아서 더프 보정보다 낮게 성적뜰거같은데
-
해설강의 보고싶은데 ㅠㅠ
-
고전소설 비연계라고 생각해요.. 현대소설보다 고전소설이 명칭의 다양성이 훨씬 심해서...
-
이감 모의고사 패키지 속 문학작품의 중요도표시가 되어있는 자료 들은 수특 수완의...
-
강X 15회 96 13
요즘 들어 실수 1문제 밖에 안한다 칭찬해주셈
-
저는 콜드플레이 - fix you 나이 들면 들수록 띵곡인듯 너무 우울하기만 한...
-
공통만 ㅠㅠ!!
-
그냥 기출,사설풀고 분석만 수능칠때까지 계속 하는건가요?
-
국2수2영2탐2국사1한문3
-
ㅡㅡ
-
우기분 인강 0
우기분 독서 풀어보고 어려운 지문 반 정도만 인강 들었는데 독서보다 문학이 좀...
-
아수라 0
아수라 이제 실모풀고 강의맘 하는건가요..? 방금 김승모 쳐서 총정리 6,7,8은...
-
진작도 나는 그렇게 말해 왔지만, 이제야말로 이 시험은 내가 반드시 풀어야 할 삶의...
-
캬
-
아니 왜케 어려움????? 하 전국 서바 등등 밀린거 ㅈㄴ 많은데 걍 손에 잡히는거...
-
소요시간:76분 점수 94 (기술 -3 현대시 -3) 1~3 독서론 : 평이 4~7...
-
정답이 2번인 건 알겠지만 해설지의 ‘ㄴ은 (중략) 자신의 나이와 삶의 무게로부터...
-
베놈 후기 1
개띵작이다 ㅋㅋ
-
아니 쌤 수능 직전이라고 불폭탄 던지시는데 이거 맞나요...2까지는 47 44도...
-
5000부 판매돌파 지구과학 막판 총정리집을 소개합니다. (현재 오르비전자책 1위)...
-
할머니가 살쪘대 6
진짜 ㅈ된거같음
-
음... 지금까지 커리 전부 다 완강하고 풀긴했는데 이번 커리는 왤케 별로같지
-
그 깊이에서 살 수가 있음?
-
거의 2주가까이 야근하느라 골로갈뻔 ㅋㅋㅋ
-
과탐 n제 4
과탐 n제없이 기출 실모로 1등급 받는분계신가요?
-
김승모 ㅅㅂ… 0
독서 5틀 문학 1틀 시발… 주제통합 두개맞음 ㅠ
-
미적 1컷 90시험지는 아닌거 같았는데;;
-
점메추 ㄱㄱ
제목보고 연고빵꾸 말씀하시는 줄ㅋ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동감ㅋㅋ
저도 모의고사 점수를 냉철하게 바라보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모의고사는 모의고사로 봐야 희망을 가지고 다음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ㅠㅠ..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