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에게 바치는 글 3
게시글 주소: https://hpi.orbi.kr/00034285158
학부생 대상으로 쓰는 뻘글이 아니라 고3/N수생들에게 쓰는 뻘글이고, 또한 슬슬 원서질 시즌이니 훌리라는 소리도 듣게 되지 않을까 싶어 조심스러워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가 고3 때 몰랐던 것들을 하나씩은 공유해드리고 싶습니다.
언제나 논란이 되어왔던 주제를 가지고 한 번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소위 '윗급간 대학' 인문계열 vs '아랫급간 대학' 상경계열, 어디를 가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답은 스스로 택하는 거고, 그 선택에 대한 정당화는 선택을 내린 사람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정당화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 중 개씹닥전이나 개씹닥후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본인이 내린 선택의 결과는 분명 몇 년 후에는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좋게 하기 위해서는 오지게 노력해야겠죠.
일단 저는 전자를 선택하긴 했지만, 후자를 선택하는게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늘 합니다. 일단 이번 글에서는 전자를 선택한 것에 대한 장단점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1. 윗급간 인문계열의 장점
1) 그냥 뽕이 좀 더 차오른다
학교 네임밸류를 선택했으니까요. 간판은 확실히 더 좋아지죠.
2) 더 똘똘한 학생들을 만날 확률이 더 커진다.
물론 대입이 인생의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한 번 정도 입시라는 이름의 망으로 학생들에게 등급을 부여하면서, 상대적으로 학업성취가 비슷한 학생들끼리 같은 대학으로 묶이게 됩니다. 만약에 윗급간의 비상경계열을 선택한다면, 같은 대학의 다른 상경계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아 이런 똘똘한 친구들도 있었구나 하면서 좀 감탄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죠.
저같은 경우에는 인생에서 서울대 떨어진 것 말고는 도무지 실수나 실패라곤 없을 법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 친구들이 평소 공부를 대하는 자세나 태도, 생활 습관, 생각하는 방식 등등을 보면서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죠. 이런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제가 관심이 소홀했던 분야들에 대한 insight도 나름대로 얻었고, 제 진로 설정에도 꽤나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설떨X 설떨X 신나는 노래 이러면서 친구들을 놀렸지만, 결국 현재 모습을 바라보면 결과적으로 다들 잘 됐거든요.
2. 윗급간 인문계열의 단점
1) 멘탈이 피폐해진다
아마 각 학교별로 에타 등의 커뮤니티가 있을 것이고, 또한 익명 게시판들도 있을 것입니다. 상경계를 선택하지 않은 자들에 대한 무수한 비난과 조롱을 듣게 된다면 새내기 시절에는 정말 울컥할 것입니다. 또한 보통 윗급간 비상경계열을 지원한 친구들의 경우, 보다 안전한 선택을 했다가 점수가 남아버린 채 합격이 되는 경우도 많은데, 저런 조롱을 듣게 되면 자격지심도 꽤나 많이 생기게 됩니다.
??: 아, 내가 이 과에 있을 사람도 아닌데. 아 ㅅㅂ 나도 경영대 쓰면 붙을 수 있었는데
??: 쫄보쉑 꼬우면 지르던가~~
삘받아서 반수를 한 다음 성공을 하면 좋지만, 인생살이가 꼭 그렇게 쉽게 풀리지도 않습니다. 반수를 망친 채 도망치듯 군대로 가는 본인의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2) 취업시장에서 분명 비선호된다
문과 취업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도 입시는 어찌됐든 해마다 정해진 사람들이 입학하게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데, 사기업의 채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경기가 나쁘면 채용을 줄입니다. 또한 기술의 급격한 변화가 있을 때마다 휙휙 파리목숨이 되어가는 본인을 볼 수 있습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여러분들이 아시는 S전자의 경우 CE/IM(CE는 가전쪽, IM은 무선쪽이라 보시면 될듯합니다.)에서 비상경 출신 학생들이 원서를 넣을 법한 해외영업, 국내영업, 마케팅의 경우는 다 합쳐봐야 아마 20명 안쪽으로 채용을 할 것입니다. 그 커다한 S전자라는 그룹에서, 겨우 문과는 한 줌 정도 뽑는 것이죠.
상경계열 학과를 이중전공/복수전공을 하면 상경학사가 나와서 재무나 회계 쪽으로도 취업을 할 수 있긴 합니다만, 이것도 어쨌든 본전공에서 꽤나 좋은 학점을 따야하며 또한 본전공 뿐만 아닌 다른 전공에서도 좋은 학점을 따야하므로 마냥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중/복수전공을 잘 쳐주는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 여성의 경우에는 취업시장에서 또 불이익을 받게 되고요. 개인적으로 이에 반대합니다만, 현실은 현실이니 언급해두겠습니다.
예전에는 대충 적당한 대학교 나오고 허우대 멀쩡하면 취직이 되었겠지만, 그런 시절은 진작에 다 가고 말았습니다.
한 때는 스펙 경쟁이다 하면서 토익 성적 따고, 학점 관리하고, 교환학생 갔다오고, 이런저런 자격증들을 따면 취업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해당 필드에서 발휘할 수 있는 본인의 역량과 insight를 요구합니다.
결국 경험이 필요한건데, 인턴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채용하고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선호되고, 부지런히 살아온 학부생들은 비선호되는 것이죠.
쓰다보니까 자꾸 산으로 가는데, 결국 요지는 이겁니다. 취업시장에서 비상경계는 선호될 수가 없습니다. 전공 언어를 아~~~주 잘하지 않는 이상 말이죠.
쓰다 보니까 후......... 너네는 비상경계 오지 마라........ 이런 꼰스러운 말을 하게 되는 것 같은데, 저는 최대한 드라이하게 취준생으로서 보고 느낀 것만을 전해드림을 알려드립니다. 고3 때는 이런 걸 몰랐지만, 만약에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지금 제가 해왔던 선택들은 하지 않았을 것 같으니까요.
모쪼록 여러분은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p.s 결국에는 자신의 가슴이 시키는대로 하면 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복근 어떰? 0
ㅈㄱㄴ
-
배송 지연같다고 재발송해주심 대처 GOOD
-
대부분 개념문제들이 노골적으로 시간끌거나 뇌절유도해서 틀리게 하려는 의중이...
-
어떤거 하는게 좋을까요..? 최저러여서 낮2여도 됩니다. 6모 확통 2틀 68,...
-
살려주세요
-
논리여!!!
-
잇올 강k 수학 1
. . 팔레트몰에서 강k 수학6회분(1,2,9,10,19,20회) 산 거 뭐 좀...
-
8세포 - 상실배아 16세포 - 상실배아 이런 죽같은 용어를 만들고, 양극성 가설을...
-
김종익 파이널 8회 14번 해설 추가설명 부분 보면 루소가 말하는 주권이 분할되거나...
-
지리 1
그렇게 좋아하던 지리(한지 세지)도 몇달동안 1일1실모하니까 재미가없네요..
-
확통은 2등급 블랭크네 ㅋㅋㅋㅋ
-
학교를 정말 오래 다니고 있는 암모나이트인데 확실히 예전에 비해 영어 잘하시는...
-
뭐 지듣노라든지 애니나 만화추천이라든지 보거나 받아도 막상 직접 먹어보는 경우는 거의 없는것 같음
-
공익 군수생인데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1주일에 실모 국어 2개 수학 2개 영어...
-
Working through fears of what could be depends...
-
재종 다니는데 수업 듣는 거 자체가 스트레스 ㅈ됨 수동공격 지리고 넷상에서 말하는...
-
원본은 1컷 42긴함
-
화를 2번 내면 3
뭘까요 ㅎㅎ
-
함 사볼까
-
A : 전 시험 38.3에서 이번 시험 89.2 B : 전 시험 91.3에서 이번...
-
강서점 다녀보신분계신가요? 분위기 ㄱㅊ나요?
-
요새 왜이리 터짐?올해는 윤리보다 심한거같네
-
적중예감이 적생모에 비해 훨씬 어렵나요? 왜인지 모르겠는데 적생모는 한두개 실수로...
-
요즘도 교대 수시 내신 1.4 이럼??
-
지금 시간은 부족하긴한데 짬날때 풀고 틀린거만 인강들으면 되나여?
-
무슨 개념논란이 허구한날 터지노 팩트는 과목이 건강하지 않다는거임 ㅇㅇ
-
N제화안박은게없네 걍
-
누가 새벽에 4층 남자 화장실 휴지통에 똥 쌌대 구라 같지? ㅋㅋㅋㅋㅋㅋㅋ
-
화1 수특, 수완 연계 자료 있으신 분 계신가여..?? 0
수능 화1 보는 고3인데 아직 연계 교재를 못 봤어여..ㅠㅠ 혹시 ebs 연계 자료...
-
하 존나힘드네 0
조금만 쉴까 오늘 텐션이 왜이리낮지
-
폭식 계획 on 0
오댕이 배 튀어나오는거 귀여워
-
제가 시험을 보면 난이도에 관계없이 화작 높1 확통 중간3 영어 2 쌍윤 높1 or...
-
6번:표 안그리고 가오잡다가 틀림 7번:공급 곡선이 수직이라는 조건을 고려x 교훈:발문을 잘 보자
-
엽떡먹을까 6
-
22학년도 9평 문제입니다. C가 상대주의인 건 다들 해설 없이도 아실 거고.....
-
어케 생각하심 그 작수 연계 적중하신 분 고능아 전용이죠 그런 얘기…?
-
뭔가 느낌이 그럼
-
정병호 현강 0
겨울에 프메부터 합류하려는데 갔다와보신분들 후기좀요! 내년에 현강인강 병행하며 풀커리 탈려고합니다
-
성대 ㅇㅎㅇ선생님 첨삭자료 왔나요?
-
1년 더 해야하는데 우울증 때문에 버틸 수 있을지를 모르겠네 하...
-
어 형 이거 풀지 말라고 낸거지? 이건 버릴게~
-
이해 못했는데 이제야 알겠어요. 공부따위 걍 편하게 생각하면 되지 그게 인생의...
-
심찬우 1
2강에서 온라인파일 다운 어떻게하는지 알려주실분?ㅠㅠ
-
저능아짓 하는 거 뺨 때려주는 기분이노
-
3학년때 내신 진로과목만 도배하려고 물화생지2 다골랐는데 슨상이 이러면 안된다함
-
눈풀 30분컷 ㄱㅈㅇ
-
제대로 휴가보내는 중 ㅎㅎㅎ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