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랏멍뭉이 [503209] · MS 2014 · 쪽지

2020-11-25 0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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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전과 후 서울대 합격 수기 3. 한 주를 어떻게 살았나 : 미시적인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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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ㅠㅠ
마감 기한 꼭 지켜야지 한 게 결국 이 시간에 올리게 됐네요..
다음에는 좀 더 신경을 써 보겠습니다


시작하겠습니다!






3. 한 주를 어떻게 살았나 : 미시적인 관점 - 일 주일을 어떻게 보냈으며, 어떤 부분들에 주목했나, 시간은 어떻게 썼나




1. 일 주일?


제가 일 주일에 주목하게 된 건 그 시간이 제게 일종의 최소 단위로 작용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계획을 짰을 때 저는 1년의 계획, -6/6-9/9-11의 분기별 계획, 그리고 한 주의 계획을 각각 대/중/소단위로 잡았었고, 제게 일 주일은 해야 할 공부의 절대량을 정하고/수행하고/점검하는 가장 작은 단위였습니다.


보통 이런 식으로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 - 전 주 일요일 저녁에 해야할 일들에 대한 리뷰를 진행한 후, 어떤 부분이 양적으로(하지 못했다)/질적으로(충분하게 공부가 되지 않았다) 부족했는지를 점검했습니다. 그리고 중단위(분기) 전체 계획의 얼마만큼을 실행했는지 점검한 후, 새로운 한 주의 계획을 짜는 데 반영해 총 공부의 절대량을 정했습니다.


예시를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ex) 전 주의 목표<생명과학 부분> : 생명과학 1 강사 문제집의 유전 파트(60Q) 모두 풀고, 오답노트를 작성한 후 한 번 쭉 다시 풀어보기


여기에서 한 주를 보내며 얻은 결과가 (45Q 풀고 오답 완료, 그러나 숙지된 것 같지 않음)일 때 저는 남은 15문제를 얼마만에 처리해야 하지? (분기 기준으로 생각했을 때), 숙지되지 않은 문제를 몇 번 더 보아야 실질적인 오답 숙지가 될까 그리고 무엇보다 몇 번 더 볼 수 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물론 여러분의 경우 다를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없는 분들의 경우 꼭 명심하세요. 한 분기에 해야 하는 일에 대해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입니다. 꼭 해야 하는 커리큘럼이나 일이 있고, 그것이 절대적이라면 한 가지 공부/과정에 집착하는 것이 전체 계획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예정되어있던 커리큘럼 중 하나를 빼면서 이 공부에 더 시간을 들이는 것이 올바른 지에 대해 꼭 고민해보셔야 합니다. 꼭 해야하는 일이라면 과감하게 발을 빼시거나, 혹은 필수적인 부분만 훑고 넘어가는 법도 알아야합니다.


제 경우에는 오답노트에 대한 부분이 이런 딜레마에 자주 봉착하게 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몇 번을 보아도 오답을 제대로 숙지한 것 같지 않았고, 결국 고심하다 저는 몇 가지 커리큘럼(사설 문제집 2 풀기, 개념 강의 다시 듣기)를 없애거나(사설 문제집) 간소화하는(소리내며 점검해보기 - 2-2편의 방법입니다.) 식으로 시간을 벌고, 필수적인 커리큘럼(시간 재며 모의고사 한 세트 풀고 전체 리뷰)을 살리며 얻은 시간만큼 추가적으로 회독을 진행하였습니다. 유전 파트에서 만약 복습을 하지 않고 지나갔거나, 모의고사를 꾸준히 풀지 않았다면 저의 경우 생1에서 좋은 성적을 얻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자기 객관화를 꼭 하시라는 말로 이 챕터를 맺고 싶네요.






2. 하루?


보통의 하루는 분기에 따라 다르게 지나갔습니다.

대략적인 공부시간은 1분기(-6월)의 경우 9-11시 반, 1시-5시 반, 7시-9시 총 8시간 정도였습니다. 사이 사이에 여유롭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2분기의 경우(6월-9월) 8-11시 반, 1시-5시 반, 7시-9시 반이었고, 3분기 전반(D-30 전까지)의 경우 7시-11시 반, 1시-5시 반, 7시-10시에 공부를, 후반에는 6시에 일어나서 12시에 자고 최대한 공부를 하는 식으로 보냈던 것 같습니다. 모든 경우 아침은 먹기 힘들어 바나나와 두유 등으로 대체했습니다.


제 경우에는 식사시간에 혈당을 재고, 천천히 먹는 등의 요소가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점심/저녁 시간이 길었습니다. 아침의 경우도 속이 안 좋았기 때문에 최소한만 먹었네요. 요지는 개인의 컨디션에 따라 시간 운용을 달리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누군가는 점심을 많이 먹어야 힘이 나겠고, 누군가는 꼭 한 시간은 자 두어야겠지요. 누군가는 최소 수면 시간을 꼭 지켜야 할 지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부분에 대한 것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 다른 부분에 있어 스스로에게 죄의식을 갖지 않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나는 이만큼 자는데, 얘는 훨씬 덜 자고 열심히 공부하네’라는 말은 나쁜 말입니다. 나는 그 사람만큼 공부를 할 수 없는 상황임을 무엇보다 내가 잘 알고 있으며, 그 사람과 내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무리하게 공부 시간을 늘리다가는 전체적인 시간 운용이 훨씬 비효율적이 되기 십상입니다. 스스로의 상황에 대해 잘 이해하고, 굳건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효율’입니다. 공부하는 시간에 제대로 공부하셔야 해요. 제 경우 6월까지의 공부 시간이 길지 않았고, 9시 이후에는 친구를 만나는 등 쉬었습니다. 저한테는 그 시간이 필요했어요. 무엇보다 그걸 제가 알았습니다. 시를 쓰고 책을 읽고 가끔은 간단히 맥주를 하는 것을 본 친구들이 뭐라고 말을 했지만 그것에 흔들리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명심하세요. 사람마다 상황은 다르며, 그 상황을 내가 납득할 수 있다면 그 믿음을 계속 간직하고 타인의 말에 휘둘리지 않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러분이 ‘수능이 다가올수록 공부의 강도/시간을 늘려야 한다’라는 말은 꼭 명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수험생은 정확하게 반대로 해서 망합니다. 여러분 중 재수를 하신 분들은 아마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개념/지식이 수능 날 정확하게 발휘되지 않은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10월에 내가 도달한 것처럼 보이는 경지가 신기루라는 말입니다.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의식의 영역으로 무의식(문제를 보는 태도/습관)을 끌어내시고, 부족한 지식을 악착같이 보완하세요. 밑 빠진 독에 최대한 열심히 물을 채우세요. 생각보다 강도있고 시간을 요하는 공부입니다. 제 기준으로는 이런 부분에만 집중해도 자연스레 공부시간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 여겨집니다.


다시 하루를 어떻게 보냈나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아까 보통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설명해드렸는데, 제 기준으로 월-금이 보통의 하루에 해당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리뷰하는 날과 노는 날이었는데, 보통 월-금의 일과를 잘 보내면 리뷰를 먼저 하고 뒤에 놀았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조금 더 공부를 하고(즉 토요일까지 일과를 연장하고) 일요일에 총알같이 리뷰를 하고 저녁에 놀았습니다. 아까 말했듯 한 주를 평가하고, 보완하기 위한 다음 주의 커리큘럼을 짜는 것이 리뷰에 해당합니다. 물론, 중요했던 개념/문제/태도에 대한 복습 등의 마무리 학습도 진행했지만 아무리 길어도 일과 공부량의 절반을 넘지 않았습니다. 쉬는 것도 중요했거든요(뒤로 갈수록 더 달리려면). 






3. 그 외에는


놀랍게도 저는 삼수 때 연애를 했습니다. 공부 외적인 부분에도 시간을 썼다는 말입니다. 삼수 때 가장 좋은 결과를 받은 것에 연애가 악영향이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술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영화도 보았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악영향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저는 정말 열심히 일 년을 보냈습니다. 그 일 년 동안 10kg가 빠졌다고 하면 믿으실까요. 그런 한 해였습니다. 


왜 10kg가 빠질 정도로 힘들었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멘탈이 흔들리는 시기가 올수록 피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앞서 말했듯 수험생은 매우 외로운 존재입니다. 수능이 다가올수록 이 외로움에는 그늘이 없어집니다. 나를 잠식하는 외로움을 어쩔 도리가 없다면 결국 잠이라도 그나마 편하게 잘 수 있는 방법은 제 경우에는 공부였던 것 같습니다. 고통을 오답노트로 돌파하는 것은 사람을 비참하게까지 만들 수 있지만, 그래서 너무 극단적으로 공부하지는 않기를 바라지만 결국 이 외로움은 해결될 수 없으며, 그나마 공부를 하고 잔 날 그래도 하루를 어찌저찌 버텼다는 생각에 조금 마음이 놓이는 것은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뒤에 힘을 모으시라고, 그리고 타인의 말에 너무 휘둘리지 말고 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라고, 필요하다면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시라고 말씀드리는 게 가장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어떠한 조건이 필요한 이유를 스스로 납득하기 어려우시다면 객관적인 지표를 찾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가 스스로를 온전히 설득하는 것입니다. 납득이 되었다면 밀고 나가되, 타협이라고 느껴진다면 끝까지 논리를 찾고 물고 늘어진 후 결론을 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오늘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 늦은 시간이라 많이 봐주실까 싶긴 하지만, 제가 기한을 못 맞춘 탓이니,, 허허

궁금하신 게 있다면 댓글로 달아주세요! 언제나처럼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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