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 시스티나
게시글 주소: https://hpi.orbi.kr/0002168510
자네 꼽추가 되도록
사랑해봤나?
꼽추가 되도록
타락해봤나?
나는 틀렸어
어린 시절 생각나
생복숭아 비바람에 다 떨어진 날
새끼 열여섯 낳아
열하나 잃고
다섯 남은 여든 살 할멈
열두번째 딸 죽은 날
꼽추 할멈 울던 날 생각나
천정화 4년
꼽추가 되어버린 늙은 미켈란젤로
그 사람도 생각나
그 사람의 시스티나 천지창조 생각나
저 대웅전 32상 80종호 부처가고 꼽추부처 와야해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